비서라는 직무는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 상사의 일정 관리와 대외적인 소통까지 함께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특히 기업 경영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비서는 조직 내에서 신뢰와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하지만 이직이 잦을 경우 이러한 특성은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여, 취업 과정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글에서는 비서 직무의 특성과 함께, 왜 이직이 불리한 요인이 되는지, 기업이 어떤 이유로 잦은 이직을 경계하는지, 그리고 이미 이직 경험이 많은 비서들이 취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비서 직무의 신뢰성과 장기근속의 중요성
비서 직무가 다른 직무와 가장 크게 구별되는 지점은 바로 ‘신뢰 기반의 직무’라는 점입니다. 상사의 일정을 관리하고, 중요한 보고 자료를 정리하며, 때로는 회사의 전략 회의나 기밀문서에도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기업은 ‘안정적으로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합니다. 단순한 서류 작업이나 단기간의 프로젝트성 업무라면 이직이 오히려 다양한 경험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지만, 비서의 경우는 정반대입니다.
예를 들어, 한 회사에서 5년 이상 근무하며 상사의 업무 스타일을 완벽히 파악하고 외부 이해관계자와도 원활히 소통해 온 비서라면 그 자체가 큰 자산으로 여겨집니다. 반면 1년 이내에 이직을 반복한 이력이 있다면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 "중요한 순간에 떠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CEO나 임원은 비서와 하루 대부분의 일정을 공유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신뢰 관계가 쌓이지 않으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비서 직무에서는 근속 연수가 곧 전문성을 입증하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비서는 상사의 업무 스타일과 선호도를 파악해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직이 잦다면 이런 관계 구축이 반복적으로 끊어지고, 새로운 직장에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다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리스크 때문에 잦은 이직을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이 이직이 잦은 비서를 꺼리는 이유
기업의 관점에서 이직이 잦은 비서를 선호하지 않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업무 연속성의 문제입니다. 비서의 업무는 상사의 개인 일정과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를 동시에 관리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만약 비서가 잦은 이직으로 자주 교체된다면, 일정 관리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업무 효율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비서가 업무를 파악하고 적응하는 데 최소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이직이 반복되면 그 피해는 상사와 조직 전체로 확대됩니다.
둘째, 기밀 정보 유출 위험성입니다. 비서는 회사 내부의 민감한 정보와 외부 파트너십 관련 자료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직이 많을수록 "이 사람이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얻은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기업이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경쟁이 치열한 산업군일수록 더욱 민감한 문제로 작용합니다.
셋째, 조직 문화와의 적합성 문제입니다. 비서는 단순히 문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상사의 성향에 맞추어 섬세하게 조율해야 하는 업무를 맡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근속 기간이 짧다면 ‘충분히 적응하지 못하고 떠난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결국 채용 담당자는 단기간 이직을 반복한 지원자를 기피하게 됩니다.
넷째, 기업의 비용 부담입니다.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특히 비서직은 경영진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직무이므로 단기간 내에 완벽한 업무 적응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며, 이직이 잦은 지원자는 자연스럽게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직이 많은 비서가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
그렇다면 이미 이직 경험이 많은 비서들은 어떻게 이 불리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이직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평가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 이직 사유를 명확히 설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적응이 힘들어서"라는 이유는 부정적인 인상을 주지만, "더 넓은 업무 경험을 위해 도전했다", "전문성을 높일 기회를 찾았다"라는 식으로 설명한다면 긍정적인 평가로 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각 이직이 직무 역량 확장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성과를 수치화하여 어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사의 해외 출장 지원 프로세스를 개선하여 업무 효율성을 25% 향상했다", "사내 문서 관리 체계를 새롭게 정비하여 직원들의 업무 시간을 절감시켰다"와 같은 성과는 근속 연수가 짧더라도 강력한 경쟁력이 됩니다. 기업은 결과로 증명된 인재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이러한 구체적 성과 제시는 이직의 부정적 이미지를 상당 부분 상쇄시킬 수 있습니다.
셋째, 장기근속 의지를 강조해야 합니다. 면접 과정에서 "앞으로는 한 조직에서 오래 근무하며 전문성을 깊이 있게 쌓고 싶다"라는 태도를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를 뒷받침할 자기 계발 노력(예: OA 자격증 취득, 외국어 능력 향상, 전문 비서 교육 과정 이수 등)을 제시하면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넷째, 관계 관리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비서직은 단순히 행정 업무가 아니라 사람 간의 조율과 소통이 핵심인 직무입니다. 따라서 이전 직장에서 상사와의 협력, 부서 간 조율, 외부 파트너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서 직무 경력 관리 전략
단순히 이직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비서로서 커리어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경력 관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첫째, 전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단순한 스케줄 관리에서 벗어나, 회의 기획, 대외 협력 지원, 통번역, 재무 관리 보조 등 다양한 업무 능력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조직 내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력"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둘째, 디지털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최근 기업들은 디지털 업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비서를 선호합니다. 일정 관리 툴, 클라우드 협업 도구, AI 보조 시스템 활용 능력을 보유하면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셋째, 네트워크를 확장해야 합니다. 비서는 외부와의 접점이 많은 직무이므로, 원활한 인간관계 형성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큰 자산이 됩니다. 이러한 능력으로 조직 내외부에서 신뢰를 구축하면 장기적인 커리어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넷째, 자기 계발을 꾸준히 이어가야 합니다. 단기적인 직무 역량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경영학, 인사관리, 리더십 관련 학습을 통해 커리어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향후 비서직을 넘어 관리직이나 코디네이터 등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줍니다.
비서 직무는 신뢰와 장기근속을 핵심 가치로 삼는 직무이기 때문에 이직이 잦을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직의 이유를 전략적으로 설명하고, 근속 기간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장기근속 의지와 자기 계발 노력을 강조한다면 충분히 취업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비서로서 커리어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경력 연차가 아니라, 신뢰와 전문성 기반의 경력 관리가 필요합니다. 지금 자신만의 경력 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꾸준히 실천한다면, 이직의 흔적은 오히려 성장의 발판으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